외국인 3조 매도, 지수 3% 급락…환율 1475원 돌파의 의미
1. 시장 전반: 하루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이날 국내 시장은 개장 직후부터 매도 물량이 연속적으로 출회되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3% 넘게 하락했습니다. 외국인이 하루 만에 3조원 가까운 규모를 팔아치우면서 장 전체의 매도세가 가속화됐습니다. 지수는 장중 반등을 시도하는 구간이 있었지만 힘이 약했고, 거래 종료 시점까지 하락 압력이 유지된 흐름이었습니다.
환율은 달러당 1475원을 넘어서며 다시 연중 고점권으로 진입했습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 해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보유한 자산을 매도해 달러로 환전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따라서 환율 급등은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위험자산 전반의 기류도 약했습니다. 대표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은 약 1억 2,700만 원대로 밀리면서 1억 3,000만 원을 다시 하회했습니다.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라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에도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2. 신용 잔고 사상 최대…위험 관리 압박 커진 구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8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 수치는 차입으로 주식을 보유한 자금이 크게 확대된 상태라는 뜻이며,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강제로 매도되는 물량이 늘어날 위험이 커집니다.
전일 코스피가 3%대 조정을 받았을 때 반대매매 금액이 331억 원에 달했습니다. 오늘처럼 지수가 급락하는 날이 추가될 경우, 담보 부족 계좌가 늘어 강제 청산 물량이 쏟아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반복되면 변동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3. 개인 수급이 보여주는 방향성
11월 초부터 20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품은 ‘KODEX 200’ ETF였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대표 지수를 중심으로 장기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승 시 수익이 확대되는 ‘레버리지’ 성향의 ETF가 상위권에 포진한 반면, 하락 시 유리한 ‘인버스’ 상품들은 순매도 상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즉, 시장의 단기 하락을 일시 조정으로 해석하고, 중장기 상승 가능성을 선호하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동시에 매도로 기울어진 날에는 개인 단독 매수만으로 지수 방어가 어려움이 드러난 셈입니다.
4. 정책·제도 변수: 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나
STO(토큰증권) 법안
오는 24~25일, 법안심사 1소위원회에서 STO 관련 개정안 심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통과 시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 본회의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일정이 순조롭다면 내년 상반기 중 제도권 STO 시장이 개설될 수도 있습니다.
금융 규제 변화는 해당 업종의 기업가치와 거래 플랫폼, 수탁 및 보관 서비스 기업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습니다.
연말 배당 정책
정부가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 수준으로 완화할 계획을 밝히면서, 고배당 업종에 매수세가 들어왔습니다.
증권사, 상사, 은행업처럼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며, 연말 배당 시즌 특유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5. 중·일 갈등 심화에 따른 업종별 민감도 확대
일본 정치권의 발언을 계기로 중국 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었고,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를 권고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일본산 화장품 기피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중국 내 로컬 브랜드는 물론 ODM·OEM으로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수혜 기대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중국 관광객이 일본 대신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면세점, 카지노, 백화점, 여행·항공 업종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6. 글로벌 뉴스: 시장 분위기를 흔드는 대표 이슈
엔비디아와 글로벌 AI 투자 흐름
아크(ARK) 자산운용이 엔비디아 주식 9만 주 이상을 추가 매수하며 적극적으로 비중을 확대했습니다.
AI 인프라 수요가 강한 가운데, 엔비디아 실적은 글로벌 기술 업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나스닥 이전
월마트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결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나스닥-100 지수 편입 가능성이 생기며, 패시브 자금의 재배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지수 변경은 국내 시장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7. 수급 상위 종목 분석: 어떤 종목이 사고·팔렸나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대거 매도하며 기술주 중심으로 비중을 줄였고, 카카오·한국전력·대덕전자 등 일부 종목에서는 매수세를 보였습니다.
기관은 대표 지수 ETF 및 레버리지 ETF를 순매도하며 변동성 관리에 집중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바이오와 로봇 섹터에서 종목을 나눠 매매하며 종목별 차별화가 도드라졌습니다. 알테오젠·펩트론을 매도한 반면, 테크윙·에스피지·로보티즈 등 장비·로봇 종목에는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8. 특징주 흐름: 각 기업별로 왜 움직였나
비츠로넥스텍은 상장 첫날 공모가를 크게 상회하며 강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천일고속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재개발 호재로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케어젠은 독일 전시회에서 체중 조절 펩타이드 기술 관련 진전이 확인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반응이 나왔습니다.
석경에이티는 3분기 영업이익 증가로 실적 기반의 상승세를 보였고, 디앤디파마텍은 2026년 주요 파이프라인 모멘텀이 재부각되며 시장 평가가 달라졌습니다.
9. 정리: 오늘 장마감 시황에서 중요한 포인트
외국인 대규모 매도, 환율 급등, 신용 잔고 과열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작동한 하락장이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단일 종목만 보는 것보다 환율·수급·신용 비중·정책 변수를 함께 읽어야 전체 흐름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 약세와 소비·여행 관련 업종 강세가 대비되는 흐름이 나타났고, 정책과 제도 변화가 테마 움직임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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