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3893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또 경신했지만 코스닥은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와 조선, 원전 등 대형 섹터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리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바이오 순환매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총평: “코스피는 고공행진, 코스닥은 조정 국면”
10월 21일 국내 증시는 대형주 중심의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6% 상승한 3,880선 중후반에서 마감하며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장중 한때 3,893.47까지 오르며 3,900선 돌파를 눈앞에 뒀으나, 오후 들어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은 다소 줄었다.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 중심의 매물 부담으로 하락 전환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일부 종목이 급등했지만, 전반적인 수급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가 시장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환율이 전일 대비 8.6원 오른 1,427.8원으로 마감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단기 이탈 우려도 시장 분위기를 눌렀다.
1. 코스피·코스닥 온도차, 대형주 쏠림 구조 심화
대선 이후 코스피는 약 44% 상승하며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였지만, 코스닥은 20%대 상승에 그치며 반등 탄력이 제한적이다.
이 같은 차이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 방향에서 기인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대형 수출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반면, 코스닥은 개인 중심의 단기 매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바이오주는 시장 전반의 반등 국면에서 여전히 소외된 모습이다.
HLB가 간세포암 치료제 병용요법의 임상 결과를 발표하며 10% 이상 급등했지만, 대다수 바이오 종목은 장기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확장재정 정책이 본격화돼 가계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경우 코스닥 반등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 밸류에이션 분석: “PER·PBR, 아직 과열 아니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수준은 여전히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21일 기준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7.6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28배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4월 최고점 당시 PER 33.35배, PBR 1.31배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의 상승은 실적 기반이라는 점에서 3년 전의 유동성 장세와 구분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지수 상승이 기업 실적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12개월 선행 PER은 12배 수준으로, 과거 고점(14.7배)과 비교하면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의 구조적 과열보다는 오히려 업종 간 밸류에이션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 반도체·소부장 랠리 지속…AI 사이클의 수혜 확대
AI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장비 및 소재 기업들의 강세가 이어졌다.
한미반도체가 한 달 새 60% 상승했고, 디아이, 유진테크, 테크윙, 피에스케이홀딩스 등 반도체 소부장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 SK하이닉스의 청주 신공장 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본격화되면 소부장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메모리 업황은 역대급으로 긴 상승 사이클로 평가받고 있으며,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AI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4. LG그룹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
LG그룹주는 상반기 부진을 털고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수요 회복에 힘입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한 달간 가장 큰 폭으로 상향됐다.
LG이노텍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용 카메라 모듈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및 전자 부품의 수입 제한을 강화함에 따라, 국내 부품사와 배터리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5. 카카오, 김범수 의장 무죄 판결로 신뢰 회복
에스엠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카카오 주가가 급등했다.
법원은 매수 비율, 거래 간격, 물량 등에서 시세조종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판결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카카오 주가는 5% 이상 상승, 6만3000원을 돌파했다.
플랫폼 규제 리스크가 완화되면 중장기적으로 플랫폼 업종 전반의 재평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 금리·환율·채권시장 전망
채권시장 전문가 86%는 이번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자는 49%로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한미 무역협상 장기화, 중동 지역 리스크, 미국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의 복합적 요인 때문이다.
외국인 자금의 단기 유출이 환율을 자극하는 가운데, 한국 수출주 중심의 구조적 강세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 글로벌 이슈: 일본·미국·중국 변수
일본에서는 다카이치 새 내각이 출범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니케이225 지수는 장중 4만9945엔까지 상승하며 5만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내 첫 여성총리의 등장으로 정치 안정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미국은 상원 임시 예산안이 11번째 부결되며 셧다운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공화당이 ‘핵옵션’(단순 과반 통과)을 발동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정치적 긴장감이 높아졌다.
한편 미국과 호주는 핵심 광물 협정을 체결하며 희토류 및 리튬 공급망 안정을 위한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대미 희토류 영구자석 수출을 전월 대비 29% 축소하며 협상 지렛대로 활용 중이다.
8. 주요 테마 동향: 조선·원전·남북경협·XR
조선주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 기대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배 성장한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전망되며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원전주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기대감 속에서 한전기술, 우진엔텍, 한전산업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라늄 농축 및 핵연료 재처리 허용’ 관련 문구가 담길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기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남북경협주는 트럼프 방한 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 보도에 따라 급등했다.
APEC 기간 동안 판문점 견학 중단 조치가 내려지며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삼성전자가 22일 공개할 확장현실(XR) 헤드셋 ‘무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이노텍, 뉴프렉스, 선익시스템 등 관련 부품주가 강세를 이어갔다.
9. 특징주 및 수급 분석
동일기연은 47억 원 규모 자사주 취득 결정을 발표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엔케이는 자율운항선박 기술 얼라이언스 참여 소식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씨피시스템은 로봇 케이블 보호 시스템 ‘로보웨이’의 매출 확대 소식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SJG세종은 수소감지센서 개발 성공으로 주목받았고, 한스바이오메드는 해외 진출 기대감에 16% 이상 상승했다.
반면 하이딥은 80% 무상감자 결정으로 25% 급락했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이 삼성전자우, HD현대중공업, 현대차, 한화오션,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했고,
기관은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기아를 순매수하며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에코프로비엠, 심텍, JYP Ent., 올릭스 등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넥스틴, 펩트론, 인투셀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다.
10. 내일 주요 일정과 전망
22일 삼성전자가 첫 XR 헤드셋 ‘무한’을 공개할 예정이며, 미국에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또한 한미 무역협상 관련 브리핑 일정이 예정되어 있어 원화와 수출 관련주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닥의 순환매 전환 여부가 시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론
코스피는 실적 기반의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하며 4,000선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일부 대형주의 과열 논란과 환율 상승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코스닥은 여전히 바이오와 2차전지 중소형주 중심의 순환매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시장은 ‘실적 장세’의 성격이 강하며,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업종과 정책 모멘텀이 결합된 섹터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조선·원전·반도체·XR(확장현실) 관련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효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코스닥 바이오 및 성장주의 회복 여부가 전체 시장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 요약
코스피는 실적 기반 상승, 코스닥은 바이오 순환매 필요
외국인 매수는 대형주로 집중, 개인은 코스닥 중심 매매
환율 상승은 단기 변동성 요인이지만 장기 트렌드는 유지
단기 대응: 반도체·조선·원전·XR 중심
중기 대응: 바이오 및 코스닥 반등 시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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